투자 세계에서 자율주행은 위험

작성자: 더글라스 피블스 AB 채권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

작성 기준일: 2017.03.09

원문: Passive Bond Strategies: A Road to Nowhere

운전자의 개입 없이 주행이 가능한 자율주행차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채권투자의 세계에도 자율주행, 즉 시장의 흐름에 핸들을 맡기는 '패시브 접근'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다. 그러나 패시브 접근으론 시장의 위험에 적절히 대응하는데 제약이 따를 수 있다.

투자자들이 패시브 전략을 선호하는 이유를 보면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과 '안전성' 두 가지로 압축된다. 그러나 채권시장 구조를 면밀히 살펴보면 이 둘이 항상 옳은 명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패시브 접근이 액티브 전략보다 저렴하다는 주장에 대해 생각해보자. 최근 수익 추구형 투자자들에게 각광 받는 고수익채권의 경우 장기간 운용된 패시브 ETF는 유럽 및 미국 시장에서 액티브 펀드보다 수년간 낮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는 고수익채권 지표를 추종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채권은 지수구성 종목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ETF 매니저는 이 잦은 변화를 포트폴리오에 반영하기 위해 빈번히 재조정에 나서고 이는 곧 운용비용 증가의 원인이 된다. 패시브 전략이 낮은 수익률을 감수하면서까지 택할 만큼 운용비용이 저렴하진 않다는 말이다.

패시브 접근으론 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없기 때문에 금리인상 및 크레딧 위험 상승 등 외부 위험에도 취약하다. 금리인상 국면에 접어들 경우 신용도가 낮은 채무자의 부도율은 높아질 수 있다. 신용위험에 대한 신중한 분석을 통해 부도 위험이 있는 채권을 골라내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채권 발행 규모가 큰 국가나 기업이 지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도 또 다른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일례로 일본 국채는 글로벌 채권 지수 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채권 발행량이 많기 때문으로 현재 일본 국채 상당수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시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종목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지수 추종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부진할 수밖에 없다.

일본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패시브 포트폴리오는 금리 인상 국면에서 하방 위험에 높게 노출돼 있다. 금리인상 위험의 척도로 여겨지는 평균 듀레이션(블룸버그-바클레이즈 미국 채권지수 기준)은 최근 10년 간 4.5년에서 5.9년으로 상승했으나 같은 기간 수익률은 5.3%에서 2.6%로 급락했다. 지난 3년 간 주요 글로벌 채권 ETF의 평균 듀레이션도 6.8년에서 7.9년으로 높아졌다.

이처럼 위험요인이 산재한 상황에선 자율주행 격인 패시브 접근보단 변수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액티브 접근이 유용하다. 운전대를 잡은 액티브 매니저들은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에 집중하는 한편 기대 수익률이 위험을 상쇄하지 못할 위험이 있는 종목은 피해간다. 신흥시장이나 유럽 고수익채권처럼 신용 사이클 상 초기 국면에 있는 지역과 섹터에 분산투자함으로써 신용위험을 줄이기도 하고, 비교적 짧은 듀레이션의 채권에 선별 투자해 금리 위험을 낮추는 방법을 쓸 수도 있다. 따라서 핸들에 손을 떼지 않는 것이 채권 투자에서 안정적인 시승감을 유지하며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전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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